원자력공학과 4학년 1학기를 마치면 보통은 대학원을 갈 것인지, 취업준비를 할 것인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다. 후자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거의 공식과 같은 취준루트를 따르게 된다. '공인영어점수'와 '원자력기사'. 종강과 동시에 도서관에 꽂혀있는 '김을기 교수님'의 '원자력기사' 책을 집어 들고 본격적으로 필기시험 준비를 시작한다. 분명 수업 때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공부했을텐데 왜 이렇게 모르는 것 투성이인지, 책은 또 왜 이렇게 불친절한지. 막막할 따름이지만 다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과를 내었기에 자격증 수첩이 값진 것이 아닌가 싶다. 준비하기 앞서 필기시험 준비 방법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1. 원자력기사 필기 준비기간
2. 원자력기사 필기 공부방법
3. 원자력기사 교재
4. 도움이 되는 사이트
1. 원자력기사 필기 준비기간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시험은 특히 '제한'된 시간 내 '일정 수준의 점수'를 넘는 것이 중요하다. 사법고시도 아니고 고작(?) 기사자격증에 몇 년씩 시간을 투자할 바에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래도 뭔가 최소한의 공부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사람 by 사람'이다.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비교하면 당연히 비전공자는 전공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만약 본인이 RI 면허나 RM 면허를 가지고 있다면 없는 사람보다 공부해야 하는 양이 줄어든다. 원자력기사, RI면허, RM면허, RO면허 등등 사실 원자력분야 자격증, 면허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이건 동일분야 자격이라면 마땅히 그럴 수밖에 없다. 전기기사와 전기공사기사는 세트로 묶이고, 일반기계기사와 공조냉동기사도 세트로 묶인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더한다면 소방설비전기 또는 소방설비기계기사가 된다. 따라서 이왕 원자력기사를 따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RI와 RM은 세트로 묶어 같이 가면 좋다.
다시 필기 준비기간으로 돌아가서 일반적인 전공자의 경우 학교 공부를 중간 정도로 따라갔다고 한다면 여름방학 집중해서 준비한다면 충분히 필기를 합격할 수 있다. 아예 처음 시작하는 비전공자라면 많이 어려울 수 있다. 자료, 특히 기출문제와 친절한 해설을 가지고 있다면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원자력기사는 지랄맞게도 아직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명쾌한 학습서가 없다. 없을만 하다. 연간 응시인원이 200명 뿐인데 책을 쓰려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 돈이 안되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김을기 교수님이 쓰신 책이 시중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택지는 없다. 하나뿐인 기사 학습서이기 떄문이다. 가독성이 떨어져도, 책 내용이 맞는지 틀린지 의심스럽더라도, 설명이 친절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효율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2. 원자력기사 필기 공부방법
첫째도 기출, 둘째도 기출, 셋째도 기출
모든 자격시험의 기본 중에 기본은 기출이다. 이건 불변의 진리이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한 학문이 송두리째 바뀌지 않는 한 믿어야 할 건 김을기 교수님도 아니고, 호시우행도 아니고, 바로 기출이다. 가장 최신 문제부터 역순으로 최소 10개년치 기출문제를 보는 것을 권장한다. 10년치면 1,000문제니까 하루에 17문제씩(2달 기준) 또는 12문제씩(3달 기준) 단순히 푼다기 보다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면 좋다.
사실 한 번에 이해하고 넘어가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반복이 중요하다. 하루에 2과목(40문제)씩 공부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일단 keep하고 넘어간다. 5년치 정도 보다 보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기 떄문에 공부시간도 줄어든다. 최대한 빠르게 1회독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여러 번 찾아보고 공부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터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스터디를 만들어 함께 공부한다면 혼자 할 때보다 두 배, 세 배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모르는 내용을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가면서 혼자 공부하다 보면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목표는 하루에 40문제인데 하다보면 반절도 못할 떄가 있다. 40문제 중에 잘 모르는 것이 20개라면, 혼자 전부 찾는 것보다 두 명이서 10개, 네 명이서 5개를 찾으면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가르쳐주면서 스스로 공부가 된다. 혼자 눈으로 보는 것보다 입 밖으로 설명을 하면 내가 정확히 알고 있는지 아닌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시너지 효과를 내는 스터디를 안 할 이유가 없다. 시간이 없다면 스터디만큼 좋은 건 없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다른 길로 자꾸 새는 스터디는(밥터디, 술터디 등등) 안하느니 못하다. 두세달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동료를 모아 짧고 굵게 아웃풋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교 강의노트 100% 활용하기
김을기 교수님의 책도 개정을 거듭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에게는 학교 교수님께서 고민해서 만드신 강의노트가 있다. 필자도 학교에서 쓴 방사선계측이론과 로이론 강의노트를 정말 잘 썼던 것 같다. 아마 정년퇴직 할 때까지 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양질의 자료라고 생각한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잘 모르는 내용을 정리할 때 강의노트를 활용하자. 수업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기사준비 하면서 보일 수 있다.
최고의 과외선생님 = 인터넷 그리고 오카방
부득이하게 혼자 할 수밖에 없거나, 스터디를 하다가도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분명 생길 것이다. 이때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이건 안 나올거야.' 하고 애써 무시하는 방법, 두 번째는 과외선생님에게 물어보는 방법이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선택과 집중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좋은 선생님이 있는데 무시하고 넘어갈 이유는 없다. 좋은 선생님이란 바로 인터넷과 오카방이다.
네이버 블로거이신 '초짜'님을 비롯해서 질문하면 친절하게, 그것도 무료로 답변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찾아보면 기출 해설도 친절하게 해 놓으셨다. 필자가 기사를 공부했을 때는 아무도 설명해주고 해설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물론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에 많은 선생님들이 계신다.
또 다른 과외선생님은 바로 'Google'이다. 검색하면 안 나오는 자료가 없다. 원자력 특성 상 민감한 정보가 있기 마련인데 그래도 학부수준의 지식은 왠만하면 다 나온다. 국내 자료가 없다면, 키워드를 영어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자료가 나온다. 웨스팅하우스 절차서도 나오고 텍스펙(운영기술지침서)도 나온다.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찾으면 다 본인의 자산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나만의 해설지를 만들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보루, 바로 오카방(오픈카톡방)이 있다. '원자력기사 자격증 공부방'에는 200명이 모여있고, 'RI/SRI 스터디톡(라드미)'에는 실제 SRI를 취득하신 괴수분들이 친절하게 답변해주신다. 또 '공기업 원자력직군' 단톡방도 현직자 찬스를 활용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오카방에 물어보자.
3. 원자력기사 교재
앞서 언급했지만, 원자력기사는 기출이 최선이다. 기출문제는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CBT로 편하게 핸드폰으로도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검증된 전문가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필자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방사선 보건물리분야 서적은 RI 면허 글(링크: RI 면허, 교재 추천 BEST 7)을 참고하면 된다. 또한 Lamarsh와 같은 원서는 제외하도록 하겠다.
김을기, '원자력기사' (구매하기: https://link.coupang.com/a/sX6cJ)
원자력분야 교재의 독보적? 1인자이자, 넘사벽으로 독점하고 계신 김을기교수님의 '원자력기사'이다. 솔직한 평으로는 가독성이 다소 떨어지고, PPT 자료들이 많아서 그런지 설명이 친절하다고 보긴 어렵다. 교수님이 오프라인 강의를 하시기 떄문에 강의하는 것을 고려해서 책을 쓰셨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하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표지도 세련되게 바뀌었고 구성도 점점 개선된다는 느낌? 솔직히 이 책을 마스터한다면 기사는 충분히 따고도 남지 않을까 싶다. 그정도로 두껍다.
김을기, '원전이론 및 계통설명서' (구매하기: https://link.coupang.com/a/sX6ut)
김을기교수님이 쓰신 계통설명서이다. 기존의 '원자력기사'에서 계통쪽 설명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서브로 볼 수 있는 교재이다. 필자도 기사 준비할 때 사전식으로 활용했던 기억이 있다.
김재근, '기초 원자력 계통' (구매하기: https://link.coupang.com/a/sX60S)
영남대학교출판부에서 나온 원자력계통 책이다. 김을기 교수님의 책이 PPT 위주로 나왔다면, 이 책은 좀 더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해 주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원자력계통을 처음 공부한다면 기출문제와 함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김시환, '알기 쉬운 핵연료 관리' (구매하기: 네이버 책 구매링크)
원자력기사 필기 두 번째 과목인 핵연료와 핵화학공학 학습에 참고할만 한 도서이다. 주로 노심설계 및 연료설계와 관련된 내용이 기술되어 있으며, 두께가 그렇게 두껍지 않아 큰 부담없이 볼 수 있다.
박진호, '핵화학공학' (구매하기: https://link.coupang.com/a/sX8mb)
화학공학 기초이론과 핵주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는 책이다. 필자는 핵연료물질취급 면허 대비 참고용으로 구매하여 보관하고 있다.
김효정, '원자력 안전과 규제' (구매하기: https://link.coupang.com/a/sX8UL)
원자력 안전개념과 원칙, 안전해석, PSA, 안전규제 개념과 체계 등을 담고 있는 책이다. 원자로 운전과 안전 과목을 공부할 때 참고할 수 있다.
4. 도움이 되는 사이트
원자력기사 필기 뿐만이아니라 실기 필답형을 준비할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몇 가지 준비해보았다. 각 원자력 유관기관, KINS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을 십분 활용하여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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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초작성(2022.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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