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험은 가급적 한 번에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고시나 고난이도의 전문직 시험처럼 비교적 긴 흐름을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다. 원자력관계면허는 이런 고난이도의 시험보다는 기사 시험과 같이 길어야 1년, 짧은 페이스로 준비해야 하는 시험에 가깝다. 시험의 결과는 합격과 불합격 둘 중 하나이며, 합격하면 면허수첩이 남겠지만, 불합격할 경우 놓치게 되는 기회비용은 시간과 돈이다.
물론 떨어지더라도 다음 시험을 위한 그간 머리에 넣은 지식이 남아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험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실시간으로 머릿속에 욱여넣은 것들은 증발한다. 그렇다고 바로 다음 해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결국은 시험을 보기로 마음먹은 순간 한 큐에 합격해야겠다는 목표로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RM 면허*, 한 번에 합격하는 준비 방법!
*RM과 SRM은 시험 내용이나 범위, 학습법에서 큰 차이가 없으므로 포스팅에서 언급하는 RM은 SRM도 포함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 목차 >
1. 수험전략 수립을 위한 지피(知彼)
2. 재직자 vs. 비 재직자 준비 방법 차이
3. RM 독학, 원자력기사 기출 활용법
4. 무조건 맞춰야 하는 문제
5. 공부효율을 극대화하기: 시간관리와 스터디
1. 수험전략 수립을 위한 지피(知彼)
전략은 적(RM 면허시험)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RM 면허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뭐가 많이 없다. 응시인원이 별로 없다. 그래서 그런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강의가 잘 없다. 멀끔하게 정리된 자료(모든 시험의 기본이 되는 온전히 정리된 기출문제 등)도 없다. RI는 뉴클리어 아카데미나 한 권 시리즈와 같은 기라성(?)같은 교재도 있고 강의도 있다. RO는 대부분 한수원 재직자들이 응시하지만, 발전부 법정 교육을 비롯하여 사내 교육과 자료만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RM은 뭐가 잘 없다.
둘째, 뭐를 많이 써야 한다. RI는 모든 문제가 객관식이다. RO는 주관식도 있지만 빈칸에 적절한 단어를 집어넣는 수준에서 끝난다. 그런데 RM은 뭘 구구절절 써야 한다. 바로 이 서술형 문제들 때문에 RM과 SRM의 난이도 차이가 다른 두 면허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만약 차이가 있다면 작성하는 답안의 디테일에 있지 않을까 싶다. SRM은 RM보다 답안을 좀 더 신경 써서 써야 점수를 평타 이상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RM을 대충 써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셋째, 뭐가 많이 중복된다. 원자력기사나 RI 면허를 이미 준비한 적이 있다면 RM 면허시험의 4개 과목 중 상당한 부분이 커버가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핵쟁이 중에 '면허 컬렉터' 칭호를 달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다음의 과정을 거친다. RI 면허를 딴다. → 그럼 기사를 해 볼까? → 기사를 딴다. → RM을 해 볼까? → RM을 딴다. → RO도 해 볼까? → RO를 딴다. → 감독자(SRI/SRO/SRM)를 해 볼까? → 기술사를 해 볼까?...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포인트는 시험 범위와 내용이 많이 중복되고 겹치기 때문에 일단 뭐라도 준비했던 경험이 있다면 훨씬 더 수월해진다.
2. 재직자 vs. 비 재직자 준비 방법 차이
원자력 업계(ex. 한수원, KNF)에 몸담은 재직자와 그렇지 않은 취준생/대학생들(이하 비 재직자)의 수험 선택지에 차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직자가 확실히 유리하긴 하다. 재직자는 자료와 강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사내 교재와 강의가 그나마 갖춰져 있다. 주변 동료 중에 합격자도 많아 물어보기도 어렵지 않다. 심지어 사외교육(KAERI)을 무료로 들을 기회도 있고, 정 안되면 돈을 벌고 있기 떄문에 소위 ‘내 돈 내산’이 가능하다. 이런 기회들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재직자의 준비 전략이 된다.
물론 재직자가 아니어도 100만 원 정도의 돈과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KAERI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수강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본 포스팅은 시간은 있지만, 거액(?)을 쓰는 일에 고민을 해야 하는 비 재직자를 기준으로 기술하려 한다.
비 재직자가 먼저 해야하는 것은 자료의 확보이다. 어쩌면 이미 가지고 있거나 충분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일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른 원자력면허/자격증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으므로 원자력기사나 RI 면허를 준비할 때 사용했던 자료면 충분하다. 부족한 부분은 구글이 해결해줄 것이다.
3. RM 독학, 원자력기사 기출 활용법
RI도 원자력기사도 원자력분야에서 잔뼈 굵으신(?) 선배님들의 고뇌와 고통 끝에 만들어진 문제이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발문(문제)과 선지(선택지)로 이루어져 있다. RM의 특징 중 하나는 필답형이었다. 서술해야 하는 문제의 모범답안은 모두에게 공개된 원자력기사 필기시험 문제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발문과 선지들이다.
중수로에 사용되는 핵연료 소결체의 특성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A) 경수로에 사용되는 소결체에 비해 직경이 크다.
B) 경수로에 사용되는 소결체에 비해 길이가 짧다.
G) 경수로에 사용되는 소결체와 같이 상·하부는 접시 모양으로 파여있다.
M) 천연 이산화우라늄 분말을 사용한다.
2022년 원자력기사 필기 기출문제 중 하나이다. 이 문제는 아래와 같이 RM 서술형 문제로 바꿀 수 있다.
중수로 핵연료 소결체의 특징을 3가지 기술하시오.
이 문제의 정답은 그 위 기사문제의 정답인 선지 B를 제외한 A, G, M의 내용을 쓰면 된다. 만약 문제에서 4가지를 기술하라고 요구한다면, 선지 B를 잘못된 부분을 수정, 보완하여 쓸 수 있다.
한 가지 예시를 더 들어보자.
정격출력 1,000 MWe, 열효율 40%, 가동률 98%, 운전시간 365일인 어떤 경수로의 핵연료 연소도가 11,178 MWD/MTU 였다. 이 원자로에 장전된 우라늄 MTU은?
A) 약 80
B) 약 90
G) 약 100
M) 약 110
마찬가지로 2022년 원자력기사 필기 기출이다. 이 계산 문제는 그 자체로 충분히 RM에 나올 수 있는 문제이다. 혹은 선지를 없애고 계산 과정과 답을 기술하는 서술형 문제로 바꿀 수 있다. 발문의 연소도를 지우고 선지의 장전우라늄양을 제시하여 연소도를 계산하라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RM 교재는 새로운 무엇인가가 아니다. 원자력기사 필기 기출문제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교재와 자료가 될 수 있다.
4. 무조건 맞춰야 하는 문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암기보다는 단위를 맞추거나 하는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계산 문제를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RM을 준비하면서 틀리면 안 되는 것은 바로 계산 문제이다. (적어도 1, 2교시만큼은!)
1, 2교시에 출제되는 계산 문제는 손에 꼽는다. 대표적인 문제는 아래와 같다.
1. 연소도 계산
2. 동위원소 분리 관련 농축도, 제품량, 폐기량 등 계산
3. 핵연료 소모율 계산
4. 원자수밀도 계산
5. 유효킬로그램 계산
굳이 더하자면 방사성붕괴(알파붕괴, 베타붕괴) 횟수 계산 정도가 될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3교시 계산 문제도 어렵지 않게 대비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기술사나 방사선관리기술사처럼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계산 문제는 적어도 RM에 출제되지는 않는다. 간혹 SRM, 특히 3교시 과목에서 계산이 다소 복잡*한 문제가 나오기도 하지만 RM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로 계산 문제는 무조건 맞혀야 한다.
*복잡해 봐야 부분적분 정도일 것인데,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면 해당 유형은 포기해도 무방하다. 다른 걸 다 맞추면 되니까
3교시 계산문제도 유형별로 10가지 정도로 정리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방사능 계산, 표면오염도 계산, 계측효율 계산, 선량 계산, 차폐 계산 위주로 원자력기사나 RI 문제를 통해 연습하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계산 문제는 무조건 연습하고 들어가자. 평균 점수를 올려주는 효자 문제가 될 것이다.
5. 공부효율을 극대화하기: 시간 관리와 스터디
모든 일의 성과는 투입 시간에 효율을 곱한 값과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투입 시간을 늘리는 것은 곧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과 같다. 앉아있는 시간이 모두 집중시간(순 공부 시간)이 아니므로, 나의 공부 습관을 고려하여 집중 가능 시간과 필요한 휴식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자투리 시간에 볼 수 있는 노트나 포스트잇을 작성하여 틈틈이 보는 것도 결과적으로 투입 시간을 늘리는 것과 같다.
효율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전략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하면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지만, 앞서 언급한 기출분석을 비롯하여 서브노트를 작성하는 것에는 적지 않은 노력이 요구된다. 수험 막바지에 머리에 욱여넣는 시간이 아닌 수험 초반이라면 더더욱 스터디를 활용하도록 하자. 각자 분석할 주제를 분배하고 정리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공유하고 보완한다면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1. 최초작성('23.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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