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방사선 분야의 3대장-원자로조종사(RO/SRO)면허, 방사성동위원소취급(RI/SRI)면허, 그리고 핵연료물질취급(RM/SRM)면허. 그중 핵연료물질취급면허(이하 RM/SRM 면허)는 방사성동위원소취급면허와 같이 선임을 하지는 않지만, 원자로관계사업자 중 핵연료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의 운영을 위해 사업자가 갖추어야 하는 법정 면허 중 하나이다.
실제로 핵물질취급면허를 필요로 하는 곳은 한전연료나 한수원, KAERI나 일부 핵물질을 취급하는 대학교 실험실 정도이다. 사용처가 극히 드물기에 시험 응시인원은 RI 면허의 1/10 수준도 채 되지 않는다. 심지어 RM 면허는 사업에 필수적인 면허도 아니다. 그런데도 여러 이유로 RM 면허에 관심이 있는 학생, 구직자, 재직자분들을 위하여 필자가 SRM을 준비하면서 정리한 노하우(라고 할 건 없지만?!)를 공개하고자 한다. 그 전에 핵물질취급면허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 목차 >
1. 왜 ‘핵물질취급면허’인가?
2. RM/SRM 면허 시험 응시 자격
3. RM/SRM 시험 일정 및 장소
4. RM/SRM 시험 과목(범위), 시간 및 합격률
1. 왜 ‘핵물질취급면허’인가?
일단 RM이라는 이름은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RO는 Reactor Operator, RI는 Radioactive Isotope를 줄인 말인데, RM은 도대체 뭘 줄인 걸까? Radioactive Material이라고 하기엔 번역하면 방사성물질이 아니라 핵연료물질인데, 그렇다면 RM보다는 NM(Nuclear fuel Material)이 적절할 것이다. 두 면허의 앞 글자가 R로 시작되니 라임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RM이라고 부른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 3R(RI, RO, RM) 로 부르기도 모양새가 생기니 말이다. 어찌 되었든 틀린 걸 알지만 공공연하게 R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통상 핵연료물질취급자면허를 RM, 핵연료물질취급감독자면허를 SRM이라고 하겠다.
RM이 맞냐 틀리냐를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고, 왜 RM을 취득하려는지 그 목적과 동기가 중요하다. 대학생이나 취준생은 구직을 위한 스펙업(응시 자격 만족, 서류전형 가점, 전공 관련 자기계발 등)이 될 것이고, 재직자는 몸값 상승(자격수당. 직무 관련 자기계발 등)이 될 것이다. 전자는 응시 자격 때문에 RM밖에 선택지가 없지만, 후자는 때에 따라 RM과 SRM을 선택하게 된다. 뭐가 되었든 RM 면허는 인풋 대비 아웃풋이 썩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성비를 떠나서 원자력에 몸담고 있거나 원자력밥을 먹고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자격이다. (개인적으로는 4년간의 학부 등록금이 아까워 이왕 이렇게 된 것 면허라도 수집해서 자격수당만로 재직 중에 학비를 회수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했었다.)
2. RM/SRM 면허시험 응시 자격
면허시험 응시 자격은 다음과 같다.
원자로조종에 관한 실무경력이 필요한 RO 면허나, 피폭 이력(TLD)이 필요한 RI 면허와는 달리 RM의 응시 자격은 비교적 널널하다. 원자력이나 방사선 전공이 아닌 타 이공계 전공자의 경우 RM을 취득함으로써 한수원과 같은 공기업 취업 시 원자력으로 지원*할 수 있다.
*사무는 물론이고 전기·전자나 기계직보다 원자력으로 지원하는 것이 경쟁률도 낮고 컷트라인도 낮다. 또한 범위가 넓고 실기까지 봐야 하는 원자력기사, 객관식이긴 하지만 난이도가 다소 높은 RI 면허보다는 RM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길일 수도 있다.
원자력안전법 제85조에서 면허 발급 결격사유를 명시하고 있으나 웬만해서는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는 없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 결격사유
1. 18세 미만의 사람 → 미성년자가 면허를 응시하는 경우는 초중고를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10대에 학사학위를 받는 경우밖에 없을 듯하다.
2. 피성년후견인 → 질병, 장애, 노령 등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로 이런 경우에는 시험에 응시한다고 한들 문제를 이해하고 풀 수 없을 것
3.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이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 → 법은 지키고 살자1
4. 제86조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후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 → 법은 지키고 살자2
5. 원자로 및 관계시설의 건설 및 개수ㆍ보수에 관한 업무, 원자로 및 관계시설의 재료ㆍ부품 등의 납품ㆍ검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129조ㆍ제130조ㆍ제132조 및 제133조의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이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 → 법은 지키고 살자3
다만 SRM의 경우 응시 자격이 SRO만큼이나 빡빡하다. 핵연료에 관한 실무경력이 필수적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무상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력자라도 일단 필기에 합격하면 웬만해서는 면허를 발급해줬다. 하지만 한수원의 경우 인정되는 경력을 특정 직무(노심/연료, 주제어실 원자로차장)로 한정시켜버렸다.
3. RM/SRM 시험 일정 및 장소
원자력/방사선 분야(비파괴-RT 제외) 시험 일정과 장소는 심플하다.
“일년에 한 번, 시험은 대전에서”
시험 일정은 매년 2월 초 필기 접수, 3월 초 필기시험, 4월 말 합격자 발표, 5월 중순 면허 발급(발송은 보통 6월 초)이다. 시험이 일년에 한 번뿐이므로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다면 적어도 필기 접수일과 시험 당일은 캘린더에 적어 놓으면 좋지 않을까?
시험 장소는 과학의 도시 대전이다. (S)RI 면허야 응시인원이 많으니 충남대에서 보지만, (S)RM이나 (S)RO는 응시인원이 적어서인지 줄곧 DCC에서 봤었다. 시험을 보러 가는 김에 성심당에서 빵 사는 게 시험 당일 일정에 꼭 들어갔었는데, 어째서인지 2023년에는 충남대에서 치러졌다. (예산이 없나?) 성심당을 못가는 것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궁동 대학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점심 메뉴가 많아졌다는 점은 꽤나 긍정적이다.
4. RM/SRM 시험 과목(범위), 시간 및 합격률
RM/SRM 면허 시험 과목은 핵연료물질의 화학적성질 및 물리적 성질(에 대한 기초지식), 핵연료물질의 취급기술(에 관한 기초지식), 방사선측정 및 방사선장해방어에 관한 기술(방어에 관한 기초지식), 원자력관계법령 총 4과목이고, 문제는 과목당 4지선다형 문제(객관식) 5문제(배점 5점×5제=25점)와 서술형(주관식) 5문제(배점 10∼20점×5제=75점)가 출제된다. 과목별 상세 범위는 KINS 면허/자격시험 홈페이지(https://license.kins.re.kr) 공지사항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시험은 과목당 50분, 시험 전 응시자 교육 및 중간 쉬는 시간을 포함하여 대략 5시간이 소요된다. 100점 만점에 매 과목 과락 40점, 4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매년 다르지만, RM은 대략 120명 내외, SRM은 100명에 못 미치는 인원이 응시*한다. 합격자는 RM이 10∼20명, SRM은 1∼5명 수준이다.
*연도별로 응시인원 편차가 큰 듯하다.
1. 최초작성(2023.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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